글: 최지현
AM 10:00 -> 집합
10시까지는 리커버리 하우스 기상 후 개인 정비 시간입니다. 크루들은 씻고 옷을 입은 뒤 프로그램 시작 10분 전까지 센터로 모여야 합니다. 늦으면 벌칙이 있습니다.
AM 10:00 ~ AM 11:00 -> 모닝 페이지
이 날은 올해 연말 행사 때 공유할 크루들의 개인 작품을 그렸습니다. 주제는 <어둠에서 빛으로>. 색연필, 크레파스부터 사인펜까지 각자 원하는 다양한 도구들을 이용해서 작품을 완성해 갔습니다. 기자도 도화지를 한 장 받아서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그림이 완성되어 갈 때쯤 주위를 슥 둘러봤습니다. 비슷한 그림은 하나도 없고 ‘괴물 앞에 선 나’, ‘미지에로 향하는 문’, ‘무대(스포트라이트)’, ‘새장’ 등 모두의 독특한 개성이 드러났습니다. 주저함이나 망설임 없이 자유롭게 상상력을 표현하려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AM 11:00 ~ PM 12:00 -> 리커버리 요가
요가 시작 10분 전부터 대회의실에 있던 책상과 의자를 모두 들어내고 매트를 깔았습니다. 본 프로그램은 [몸 풀기 - 기본 루틴 - 음악 요가]의 차례로 진행됐습니다. 기존과 별개로 새롭게 진도를 나간 부분이 음악 요가입니다. 노래를 들으며 리듬에 맞춰 베이스가 되는 동작들을 반복했습니다.
강사님의 지시에 따라 30초 이상 언더독(엉덩이를 위로 높이 쳐든 팔굽혀펴기 자세)으로 버티고 있는데 팔이 절로 떨려왔습니다. 모든 동작이 끝나고 호흡에 집중했을 때, 조금씩 땀이 식으면서 마음에 다시 없을 만큼의 평안함이 느껴졌습니다. 매트를 정리하면서 다른 크루들의 얼굴을 살폈더니, 땀흘린 만큼 한결 표정이 밝아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PM 12:00 ~ PM 1:00 -> 점심식사
메인 메뉴는 오징어 제육볶음. 자율 배식으로 원하는 만큼 가져갈 수 있습니다. 물론, 뒷사람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낙낙했던 포만감의 대가로 다른 사람들에게 한마디씩 원망 섞인 아우성을 들어야 합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가 끝난 뒤 몇 사람씩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메인 룸 구석에 놓여져 있던 당구대를 옮겨 놀거나 했습니다.
PM 1:00 ~ PM 2:00 -> 리커버리 타임
자율 정비 시간. 기자는 리커버리 센터 측의 배려로 숙소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리커버리 센터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하우스는 일반 가정집과 꽤 유사한 구조로, 2인실에서 4인실까지 다양한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서 휴식하기에 알맞은, 잘 정돈된 아늑한 분위기의 공간이었습니다.
PM 2:00 ~ PM 4:00 -> 리커버리 예술단
오후에는 연기 수업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동사의 목록을 적습니다. 바로 그 목록이 자신의 대본이 됩니다. 가까이 또는 멀리 있는 대상에게 소리친다고 상상하기도 하고, 내 안의 선한 기운과 나쁜 기운을 호흡에 실어 보낸다 생각하고 소리를 전달해 봅니다.
다음으로, 큰 종이로 자기만의 가면을 만들었습니다. 종이를 구겨도 괜찮고 찢든, 잡아뜯든 뭘 해도 상관없습니다. 그 가면을 쓰고 조별 연극을 했습니다. 두 조로 나뉜 출연진이 한 차례 나갔다가 재입장할 때, 객석의 관객들은 커튼콜을 하며 박수와 열렬한 환호를 보냈습니다.
같은 단어로도 자신이 상상하는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모두 열심이었습니다. 기자도 어느 순간 스스로 몰입하면서 연극을 즐기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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