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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수많은 '나'의 이야기/Inside_나로 시작된 '어떤' 이야기

[시] 밤 하늘 밑에서

by 이아당 2020. 12. 13.

 

최지현 

 

 

칠흑 같은 어둠에 감싸인 밤
풀잎 향기 떠도는 드넓은 초원에
늙은 고목 하나 외로이 서있다.

시간은 허공을 느리게 배회하며
어깨 위에 무겁게 내려앉아
하늘거리는 잎새 사이사이
영원한 심연을 말 없이 가득 채운다

유수와 같은 흐름 속에서
나는 세계와 일치한다
천체의 속까지 드리워진
영원한 뿌리와의 유대는
강하게 맥박 치며 내 피를 타고돈다